...타깃은 타워 702B에 오른... ... 본부와 연락... 생존자는... ...할 것...



-또 시작이군.



짓씹듯 거친 숨인지 한숨인지 모를 말을 내뱉은 성규가 고개를 꺾었다. 아까 층계를 올라오자마자 달려들었던 덩치 때문이다. 꽤 날랬던 덩치를 처리하려다 뒤에서 백업해 오는 상대를 한발 늦게 파악했고, 공격을 피하려던 것에 실수로 통신기를 부쉈기 때문이다. 이래서 싸구려는 도움이 안 된다니까. 제 기능을 상실한 기계는 지직거리는 음만 전송 중이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수의 피라미들 덕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고생만 배로 했다. 겨우 다시 귀에 욱여넣었던 기계를 거칠게 잡아 뺀 성규는 거의 잔해만 남은 것을 구둣발로 밟아 흔적을 없앤 뒤, 다음 층으로 이동했다. 하수인들을 다 처리했으니 남은 타깃은 보스 하나. 몇 시간을 고생했으니, 이젠 금방 끝날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날이 그닥 좋질 못했다. 화창하게 맑은 날이 뭐 얼마나 있겠냐만은, 평소와는 무엇인가 달랐다. 희뿌연 안개가 드리운 하늘인 듯, 성규의 머릿속엔 금방이라도 쏟아질 번개가 잔뜩이었다. 본인도 모르게 배배 꼬이는 심사는 화풀이 대상을 찾는 중이었고, 계속해서 당기는 방아쇠에도 불구하고 원인 모를 불쾌함은 쌓여만 갔다. 오늘 임무를 마치고서는 죽은 듯 잠만 자리라, 갑자기 찾아온 짜증에 관자놀이가 팽팽하게 땅겼다. 무엇인가에 집중할 때 흔히 찾아오는 성규의 익숙한 편두통은 늘 그렇듯 짜증과 함께 날카로운 감각을 동반했다. 약을 챙기지 않은 것에 작게 후회하며 성규는 걸음을 옮겼다. 저벅저벅, 호화로운 타워엔 단 하나의 구둣발 소리만이 울렸다. 힘없이 그저 부서지는 유리조각들을 밟으며 목표 지점에 도달하자, 방아쇠를 쥔 성규의 손끝엔 저릿하게 힘이 들어갔다. 702B, 메인 룸, 타깃 확인.... 심장이 쿵쿵 소리를 내며 뛰었다. 이럴 때만큼은 심장은 가슴보단 귀와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성규는 머리를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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